유토피아
남원학연구소 노상준
인간이 생각하는 이상적이고 완전한 세계인 이상향(理想鄕)을 우리는 유토피아(Utopia)라고 한다. 이상향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지만 어디엔가 존재하지 않을까? 시대와 계층, 그리고 환경에 따라 각각의 이상향은 변천해 왔다.
지금부터 수세기전 토마스 모어(1477~1535)가 살았던 시대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백성은 참으로 힘들게 살았던 것 같다. 왕과 귀족들은 백성들을 착취하여 배부르게 살았고 걸핏하면 전쟁을 일으켜 세력다툼을 하였다. 백성들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면서 언제 좋은 세상이 오려나하며 머릿속으로 이상적인 나라를 꿈꾸었을 것이다. 토마스 모어는 백성을 사랑한 관리로서 이런 마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는 백성들의 꿈을 담아 유토피아라는 책(1516년 런던에서 출간)을 쓰셨다.
유토피아 사람들은 하루에 6시간만 일을 한다. 오전에 3시간 일을 한 후 점심을 먹고 2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다. 그런 후 오후에 3시간 일하고 저녁을 먹는다. 그들은 저녁 8시 무렵이면 잠자리에 들고 8시간을 잔다. 그 나머지 시간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매일 아침 일찍 공개강좌가 열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가시간에 더 많은 교육을 받는데 사용한다. 사람들은 계급이나 남녀구별 없이 강좌를 들으려고 몰려온다. 토마스 모어는 하루에 6시간만 일하면 되는 나라, 여가시간에 지적인 교육을 받아 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나라, 모든 일에 계급과 남녀의 구별이 없는 나라가 바로 “유토피아”라고 말했다.
지금 같으면 어느 정도 가능한 일 일 것 같아 보이지만 16세기의 유럽에서는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었다. 토마스 모어가 글로 나타낸 유토피아는 그 후 모든 사람들의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각 나라의 정치가들은 국민들의 환심과 표를 얻고자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쉽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고귀한 정신이 살아 있으면 언젠가는 이런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의 삶이 부질없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토마스 모어 같은 훌륭한 인격을 갖춘 정치가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에 정치 역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하나 이상향을 추구하기에는 아직은 길이 멀다. 정치는 중앙이나 지방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 붕당을 만들고 서로 싸움을 반복한다. 이런 현실에서 이상향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요, 더구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는 이상향을 가꾸기에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원래 붕당이란 조선시대 정치 견해가 같은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집단이 서로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다투던 것을 붕당정치라고 하나 조선시대 붕당의 형성에는 정치적인 견해뿐만 아니라 학문적 견해차이도 큰 영향을 끼쳤다. 거의 대부분이 세를 확장하는 밥그릇 싸움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예부터 전해오는 십승기(十勝記, 남고사 지음 1509-1571)를 보면 전국의 살기 좋은 십승지지(十勝之地)에 남원도 선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고장 남원은 산자수명한 고전의 요람으로 산중의 산 지리산과 섬진강, 요천, 많은 문화유적지가 있는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힐링 라이프 타운이다. 공해 없는 맑은 물, 맑은 공기, 순박한 인심, 무공해 농산물이 있어 건강한 삶을 살기에 좋은 이상향이다.
민관이 합심, 노마의 지혜를 살려나간다면 더욱 발전할 것이다.
그룹 05 > 사설·칼럼 29 페이지
15-06-04 18:06: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