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 금동반가사유상 미국 특별전시에 부쳐
남원학연구소 소장 노 상 준
세계 어느 국가나 그 나라 수준을 평가할 때 부(富)와 눈에 보이는 물질만 가지고 선진국, 후진국으로 쉽게 규정할 수는 없다. 정신적 자산도 평가기준에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귀한 문화와 전통을 풍부하게 가진 나라는 물질생활이 다소 뒤지더라도 후진국이라 부를 수 없다.
6․25 전만해도 한민족과 한국이 존재하고 있음을 많은 세계인들이 알지 못하였다고 한다. 극동아시아의 한쪽 구석에 한반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인 중에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한류 열풍, 경제적 위상이 높이 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7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유산을 해외에 널리 알린다는 차원에서 금동반가사유상(국보83호)외 100여 점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2013.10.29～2014.2.23)”을 하기 위해 사상 유래 없는 많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반출하였다.
한국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문화재인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그간 8회에 걸쳐 약 3,000일간 전시를 위해 장기간 국외로 반출된 바 있었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실존 철학의 세계적인 석학인 독일철학자 칼야스퍼가 ‘동양의 미소’라 찬사를 하며 인류최고의 예술품이라 격찬 했다는 일본의 국보1호인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교토 교류지 廣隆寺)의 조성에 큰 영향을 준 앞선 시대의 작품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야스퍼가 이 부처보다 더 훌륭한 석굴암 부처나 금동반가사유상을 보았다면 뭐라고 말했을지 궁금하다. 토론토대학에서 한국미술사를 가르치는 스미스 교수는 한국 미술의 특징을 ‘젠틀맨의 미술’이라 하였다고 한다. 알기 쉽게 군자(君子)의 미술이라는 뜻으로 모름지기 군자란 크고 화려하고 정교한 것만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보아도 실증나지 않는 정서와 자연미가 우리 조상들이 추구해온 아름다움이요, 푸근한 멋이었을 것이다. 금동반가사유상은 슬픈 얼굴처럼 보이나 그리 슬픈 것 같지 않고 미소 짓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준엄한 기운이 누르는 무엇이라고 형언할 수 없는 거룩함이 보인다.
또한 고뇌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인데 그 고뇌를 환희의 마음으로 승화시켜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경배의 대상으로 만든 동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 “한국의 미”라고 말한다.
소중한 국보가 해외 전시를 통해 어느 정도의 전시효과를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훼손될까 염려되고 중요문화재를 쉽게 해외로 반출하여 전시하는 일은 국격을 낮추고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도 말한다. 세상에는 돈으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고 돈으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건강, 사랑, 존경, 명예, 권위 같은 것은 돈으로 쉽게 살 수 없는 것이다.
정신적 자산은 가치가 무한해서 가격을 붙일 수 없다. 고귀한 문화재가 가격이 없는 것은 너무나 가치가 커서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까닭이다. 흔히 세상 사람들은 가격이 붙은 물건을 많이 가지면 부자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은 진짜 부자가 아니다. 정신적 자산을 많이 가진 사람이 훨씬 더 부자라 할 수 있다. 영국인들이 섹스피어를 인도와 바꿀 수 없다고 한 것은 섹스피어라는 한 문호를 인도보다 더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본 까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오천년간 끈질기게 민족자존을 지키며 살아왔다.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을 받들고 동이족의 장손 민족으로 한국민족이 세계 일등 민족으로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우려하고 한국어가 세계 공통어가 되어 세계 교역의 중심국가로 될 것을 기대한다.
기원전 공자시대부터 우리나라는 군자의 나라로 불려왔다. 가장 콧대가 높기로 유명한 중국인들로부터 받은 명예로운 칭호다. 공자(孔子)는 ‘군자가 사는 동방으로 이민가고 싶어 했다’는 기록이 논어(論語)에 보인다. 한서(漢書)에 공자가 가고 싶어 했던 동방이 “조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설 ‘25시’의 작가 게오르규 신부는 “세계의 중심은 이제 유렵에서 태평양으로 옮겨졌다. 태평양, 캘리포니아가 아니라 한반도가 초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는 세계의 초점 지역이고 한국과 한 민족은 세계 인류의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영국의 경제학자인 토인비는 21세기는 동방의 나라 황인종 문화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예언한 바 있고, 인도의 노벨 수상자 타고르는 동방의 등불에서도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예언하였다.
한국인은 밤을 낮으로 바꾸는 능력은 없으나 어둠을 뚫고 나갈 수 있는 저력이 있는 국민이며 세계 일등 국가가 되기까지 부단한 노력을 다할 민족이다.
아무쪼록 민족의 혼이 담겨있고, 후손에 길이 물려줄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홀히 취급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룹 05 > 사설·칼럼 15 페이지
13-10-22 14:4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