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바다10. 이순신의 눈물과 통곡
남원언론문화재단 감사 서호련
이순신은 자주 눈물을 흘렸고 울었다. 자신의 시련이나 이익, 혹은 출세 때문에 운것이 아니라 늙으신 어머니 걱정, 전쟁으로 풍전등화에 처한 나라 걱정, 백성과 군사들의 고달픈 삶에 대한 걱정으로 울었다. 특히 1597년의 이순신은 온갖 고통으로 통곡했다.
7월에는 원균이 칠천량에서 일본군에 대패했다. 이순신은 한산도에서 5년 동안 자신이 만든 거의 모든 배와 수만 명의 군사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통곡했다.
이덕필, 변홍달이 와서 “16일 새벽에 수군이 기습을 당해 통제사 원균, 전라우수사 이억기, 충청수사와 여러 장수들이 많은 해를 당했고 수군이 대패 했다”고 했다. 통곡을 참을 수 없다. 통곡이 터져 나왔다.(난중일기 1597.7.18)
이날 밤은 달 빛이 대낮 같이 밝았다. 어머니를 그리워하여 슬피 우느라 밤늦도록 잠들 수 없었다. (난중일기 1597년 7.9일)
선전관 성문개가 와서 만났다. 피난가신 임금님의 사정을 자세히 전했다. 통곡을 참을 수 없었다. 통곡을 참을 수 없었다 (不勝痛哭 不勝痛哭)-난중일기 (1593.5.12)
촛불을 켜고 홀로 앉아 나랏일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렸다(不覺 沸下)-(난중일기 1595.1.1)
특히 1597년의 이순신은 온갖 고통으로 통곡했다. 그때의 일기에는 지극한 효자 이순신, 어버이 이순신의절절한 통곡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봄에는 왕명 거역죄로 한산도에서 체포되어 사형의 위기를 넘기고 백의종군을 시작했을 때 늙으신 어머니가 천리바닷길로 감옥에 갇힌 아들을 보기 위해 올라오다가 배에서 돌아가셨다. 살아계신 어머니를 기다리던 아들 이순신은 어머니의 시신과 자주했다. 게다가 그는 장례도 다 못치루고 왕명에 따라 다시 백의종군을 떠나야 했다. 그러다 그는 자신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안고 길을 떠났다.
명량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둔 한 달 뒤인 1597년 10월 4일 저녁에 천안으로부터 사람이 와서 집안편지를 전하는데 겉봉을 뜯기도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심기가 혼란해 졌다. 겉봉을 대강 뜯고 글씨를 보니 바깥 면에 통곡(慟哭)이란 두 자가 쓰여 있어 면이 전사했음을 알고 간담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목 놓아 통곡, 통곡하였다. 면은 자신을 가장 많이 닮았던 막내아들이었다.
“하늘이 어찌 이다지도 어질지 못하신고. 간담이 타고 찢어지고, 타고 찢어지는 것 같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거니와 네가 죽고 내가 살아 있으니 이렇게 어긋난 이치가 어디 있으랴. 천지가 캄캄하고 밝은 해 조차 빛이 변했구나.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남달리 영특하기로 하늘이 세상에 놔두지 않는 것이냐, 내가 죄를 지어 앙화가 몸에 미친것이냐. 내 지금 세상에 살아 있으나, 의지할 곳이 어디냐. 너를 따라죽어 지하에 같이 있고 싶건마는 네 형, 네 누이, 네 어머니가 또한 의지 할 곳이 없으므로 아직은 참고 연명이야 한다마는, 마음은 죽고 형상만 남아있어 울부짖을 따름이다. 울부짖을 따름이다. 하룻밤 지내기가 일년 같구나. 하룻밤 지내기가 1년 같구나. 이날 밤 10시경 비가 내렸다. 적들은 오지 않았다.”
이순신, 그분도 우리와 같은 성정을 가지고 보통사람과 다름이 없는 분이었다. 왜군으로부터 반드시 지켜 내야하는 나라와 백성들을 위한 전쟁이라고는 하지만 전투에서 한 부모의 아들들을 죽음의 전장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명령을 내려야할 장군의 마음은 기가 막히고 막혔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당신도 그 전장에서 그렇게 죽어가야 했지 않았던가? 이순신의 울음은 자신의 고통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했다. 세상에는 울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그룹 05 > 사설·칼럼 11 페이지
14-02-10 10:3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