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바다9. 한산해전의 학익진(鶴翼陣)
남원언론문화재단 서호련
1592년 7월 7일, 총 56척의 이순신 연합함대는 좌수영을 떠나 일본군이 포진하고 있다는 고성의 당포( 통영시 신양읍 삼덕리)에 도착, 날이 저물어 정박중에 있었다. 이때 일본군을 피해 산으로 피란 간 그섬의 목동 김천손이 뛰어와, 적의 대선, 중선, 소선을 합하여 73척이 거제와 고성의 경계인 견내량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전해 주었다.
대규모 일본 정예 수군을 맞이한 이순신, 그는 전투장소를 고민했다. 좁은 바다 견내량은 200여척의 함선이 전투를 치르기에 적합지 않았다. 장군은 한산도 앞 넓은 바다를 선택했다. 다음날 아침, 전투는 이순신의 작전대로 시작됐다. 조선의 수군 56척 은 당포를 출발해 한산도를 지나 견내량 쪽으로 항진했다. 전라좌수군 24척, 이억기의 전라우수군 25척, 원균의 경상우수군 7척등 비장의 신무기 거북선과 주력전선, 판옥선 그리고 보급선등으로 구성된 연합함대였다..
마침내 조선수군은 적의 정탐선을 만났다. 이순신은 즉각 대여섯 척의 판옥선으로 이들을 뒤쫓게 했다. 한산대첩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이순신은 견내량의 좁은 바다에서 전투를 벌이지 않고 적을 한산도 바다 한가운데로 끌어내어 모조리 잡을 계획을 세웠다. 견내량은 거제도와 통영만 사이에 있는 긴 수로로서 길이는 약 4km이며 넓은 곳도 600m 를 넘지 않는 좁은 해협이라 전투하기에 매우 좁았고, 암초가 많아, 그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판옥선끼리 서로 부딪치게 될 가능성이 커 전투하기가 곤란한 지형이었다. 이순신은 인출전포지계(引出全捕之計)! 넓은 바다 한가운데로 이끌어낸 뒤 완전히 봉쇄하는 작전을 택했다.
이순신은 판옥선 5.6척에 지시를 내렸다. 선봉으로 나온 적선을 뒤 쫓으며 적을 한산도 바다로 유인하라는 지시였다. 조선의 선봉함대는 적의 선봉선을 뒤 쫓아서 마치 전투를 벌일듯한 태세로 깊숙이 진격해 들어갔다. 적의 함대는 조선선봉대의 공략에 맞서 일시에 돛을 달았다. 치열한 접전이 이루어진지 30여분, 공격을 퍼붓던 조선함대가 뱃머리를 돌려 거짓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유인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전 함대가 돛을 올리고 추격해 왔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펼쳐졌다. 일본군은 말려들었다. 이순신이 쳐놓은 덫에 완전히 걸려든 것이다. 추격전은 30여리에 걸쳐 이루어 졌다.
좁은 수로 견내량을 벗어나자 마침내 넓은 한산도 앞 바다가 나타났다. 순간 조선함대를 뒤 쫓던 일본군은 경악했다. 수많은 조선함대 본진이 그들 앞을 막아선 것이다. 학익진이었다. 조선함대는 일본함대를 완전히 에워쌌다. 아군은 예정대로 한산도 앞바다에 이르자 미리 약속한 신호에 따라 모든 배가 일시에 북을 울리며 뱃길을 돌려 호각을 불면서 학익진(鶴翼陣)을 펴고 일제히 적을 향하여 진격하였다. 조선의 수군의 형세는 바람이 휘몰아치는 것과 같고 우레가 치는 것과 같았다. 모든 지자총통(地字銃筒)·현자총통(玄字銃筒)·승자총통(勝字銃筒)의 화력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조선수군의 놀라운 화력에 적의 함선은 화염에 싸였고 일본 수군들은 한산도의 깊은 바다에 수장되었다. 적선 73척 중 66척이 분소((焚燒) 되었고 9천여명의 수군이 전멸되었다.
1592년 7월 8일의 이 싸움은 임진왜란 때의 3대첩(大捷)의 하나였다, 이순신은 그 공으로 정헌대부(正憲大夫), 이억기와 원균은 가의대부(嘉義大夫)로 승서(陞敍)되었다. 이순신은 그 기세가 마치 폭풍 같고 우레 같았다고 보고한다. 전세는 금방 판가름 났다. 조선 수군의 압승이었다. 적선 59척이 깨지고 9천명의 일본군이 전사했다. 왜장 와키자카는 구사일생으로 도망갔다. 해질 녁, 전투는 완전히 끝났다. 임진왜란 발발 3개월, 수세에 몰렸던 조선수군이 일본에 가한 일격이었다. 한산대첩, 이순신의 치밀한 전술과 학익진이라는 전법으로 일군 대승이었다. 이해전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대륙정벌의 야망이 꺾이었다.
임진왜란을 사실상 종결시킨 한산대첩!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것은 학익진만이 아니었다. 넓은 바다위에서 적을 포위하는 학익진이라는 진법에 적의 전함대를 유인해 들어온 치밀한 전략, 그리고 조선수군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화포와 호력의 집중을 위해 판옥선에 선회능력을 활용한 뛰어난 지력 등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기에 이룰 수 있었던 승리였다. 또한 바다마저 적에게 내 줄순 없다는 이순신과 조선수군의 필승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고정윤 블로그- 철저분석-임진왜란, 한산대첩/ 순천대학교 사학과 조원래교수- 한산대첩/ 임진왜란해전사, 이 민웅, 2004 청어람미디어 )
그룹 05 > 사설·칼럼 11 페이지
14-02-02 19:4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