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등 지역사회가 낙후되는 이유 가운데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관(官)을 견제할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시민사회는 뿌리가 깊지 않고, 언론은 황폐화돼 제대로된 견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관의 복지부동과 토호세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시민의 이해와 반하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핵심 가치가 구현되기에는 지역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
남원언론문화재단(이사장 양창식) 창립은 그래서 주목할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뜻있는 지역 인사들이 십시일반해 이달 출범한 남원언론문화재단은 앞으로 남원의 가치를 높이고, 남원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활동을 하는 언론과 언론인을 지원하게 된다. 관과 뿌리깊은 토호세력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능력있는 언론인에 대한 경제적 뒷받침도 이 재단의 목적 가운데 하나다.
사실 지역 언론은 경제적, 제도적 토대가 빈약해 광고주에 휘둘리고, 지역 관가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중앙언론도 마찬가지지만 토대가 약한 지역언론의 처지가 더욱 심각했다. 지역 언론이 활성화됐다면 토호세력이 이렇게 까지 준동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인구가 반토막 나고, 지역 종합대학이 공중분해되는 일도 애초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남원이 중앙정치권의 놀이터가 되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역 언론의 비판정신이 살아있다면 관이든 정치인이든 누구도 지역민의 이해에 반하는 결정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언론은 행정, 입법, 사법에 이어 제4부로 통한다. 대의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국가에서 그만큼 역할과 비중이 크다는 얘기다. 역할과 비중이 큰 만큼 사용하기에 따라 독이되기도 약이되기도 한다는 얘기다. 새로 출범한 남원언론문화재단이 지역 언론을 부흥시키고 비판정신을 살리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기대해본다.
이 태 술
그룹 05 > 사설·칼럼 11 페이지
13-11-06 22:5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