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처리 업체 (주)거성 사건으로 남원시민이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 규모다. 이 사건은 남원시 공무원들과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 안하무인 등 3무(無)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례로 손색없어 보인다. 그러나 내용과 맥락에 대해 확인된 바는 그다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지리산고향뉴스와 새벽포럼에서는 의사결정 과정의 어떤 부분에서 누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 이에 누가 동조를 했으며 책임소재는 어디 있는지 실체에 조금이라도 다가가 보기 위해 공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왜 이 토론회가 필요한지 서술해봤다.
남원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거성관련 대책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1999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원시는 (주)정원(이후 거성으로 업체명 변경)이라는 타 지역 재활용처리 업체와 계약을 맺는다. 생활쓰레기를 10분의 1로 줄이는 노하우를 지닌 업체로 평가되는 곳이었다. 계약대로라면 15년 사용 가능한 대산 매립장을 25년 이상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면서도 환경적인 쓰레기 처리방식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4기 시의회가 들어오고 난 뒤였다. 4기 시의회는 특정인을 중심으로 이 업체와의 계약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며 거세게 반대해 계약 자체가 틀어져 버렸다. 해당 재활용 시설은 2003년 완공 예정이었는데 완공직전 의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최진영 당시 시장은 의회를 설득하지 못하는 정치적 무능을 드러냈다. 거액을 투자한 거성 측은 남원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했고 남원시가 혈세로 27억7000여 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거성관련 대책위에 따르면 이 배상금뿐만 아니라 각종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3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게 됐고, 무엇보다 남원 정치권이 큰 하자가 확인되지 않은 타 지역 기업을 배척해 해당 기업에 막대한 손해를 끼쳐 기업 유치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남원시와 현 남원시의회가 행정의 잘못을 덮기 위해 전직 남원시장과 공무원 등에게 구상권 청구소송을 하고 있지만 패소해 6000여만원의 소송비를 떠안게 돼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법원에서는 당시 시의회 반대가 계약 무산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만의 잘못이 아니라 의회에도 잘못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판결이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당시 시의회가 해당 업체에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가 거절되자 앙심을 품고 시의원들이 해당 시설을 반대하게 됐다는 의혹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또한 그 배경에는 시의원 공천을 둘러싼 검은 커넥션이 존재했었다는 충격적인 주장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던 시의회가 논란이 확산되는 흐름으로 전개되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일부 시민단체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으로 알려져 ‘입막음 논란’까지 불거지는 실정이다.
고향뉴스와 새벽포럼은 앞으로 당사자들 쌍방 토론이든 단독 대담이든 다양한 형태로 공론의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남원 시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당시 당사자들이 공론의 장에 나와 떳떳하게 시민 앞에서 주장을 펼쳐보길 기대한다. 시민들이 옥석을 가려줄 것이다. 어떤 행정가들과 정치인들이 우리 남원을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판단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룹 05 > 사설·칼럼 11 페이지
13-07-31 21:1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