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삼복더위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여름은 1년 중 가장 생기가 넘치는 계절이다.
산과 들에 녹음이 들어 온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고 모든 생물이 잘 자라는 신비로운 계절이다. 산과 들, 대자연이 하모니를 이루며 노래한다.
여름은 1년 24절기로 보면 입하(立夏 : 양력 5월 6일경)와 작물이 자라서 곡식이 여문다는 소만(小滿 : 양력 5월 21일경)이 있고, 보리를 베고 벼를 심는다는 망종(亡種 : 6월 6일경)과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 : 양력 6월 21일경)와 더위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소서(小暑 : 양력 7월 7일경)와 아주 덥다는 대서(大暑 : 양력 7월 23일경)가 있다.
이렇게 무더운 계절이지만 풍성한 수확을 위하여 열심히 농사를 짓는다. 하지(夏至 : 양력 6월 21일)로부터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 양력 7월 13일)이라하고 넷째 경일을 중복(中伏 : 양력 7월 23일)이라하며 입추(立秋 : 양력 8월 7일)로부터 첫째 경일을 말복(末伏 : 양력 8월 12일)이라 하는데 복날을 모두 합쳐 삼복(三伏)이라 부른다. 이 삼복이 들어 있는 기간이 그해 가운데 가장 무더운 날들이다. 이것을 가르쳐 “삼복더위”라 부른다. 삼복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복날에 음식과 과일 등을 마련하여 냇가나 산속 계곡으로 가서 하루를 보낸다.
복날 더위를 막고 몸을 보호하기 위해 삼계탕(蔘鷄湯)과 보신탕(狗湯)을 먹는다. 그리고 삼복더위 기간에 부녀자들은 냇가나 해변 가의 모래사장을 찾아가 모래찜질을 하기도 한다. 부녀자들이 모래로 찜질을 하게 되면 산후통이나 신경통이 없어진다고 한다. 그리하여 부녀자들은 음식을 마련해 가지고 강변의 모래사장을 찾아가서 한 여름 땡볕에 달구어진 모래로 찜질을 한다.
특히, 모래찜질은 복날에 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편 마을 가까운 약수터를 찾아가 약수를 먹기도 하고 물을 맞으러 폭포를 찾아가기도 한다. 또 한증막을 찾아가 한증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약수를 먹거나 물을 맞거나 한증을 하는 것은 농사에 지친 몸을 풀고 요통이나 신경통, 견통 등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된다.
농업을 천하지 대본으로 삼았던 우리 민족은 1년 12달 24절기 따라 씨를 뿌리고 가꾸며 거두어 드리면서 풍농과 안위를 위한 제례도 하고, 민속놀이도 하였다. 그러나 도시화, 산업화의 거센 물결 속에 농경문화는 점차 사라져 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그룹 05 > 사설·칼럼 11 페이지
13-07-01 11:2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