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 주필 수필가 서호련
공자4) 행단(杏亶)-살구나무 아래서
서호련이 쓴 여행기< 공자를 만나러 곡부에 갔더니...>에는 곡부의 공부(孔俯)안에 있는 성싱탄에 대해 썼다. 행단(杏亶)은 ‘학문을 가르치는 곳’을 의미하기 때문에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이다. 강판권 교수는(계명대 사학과 교수) 그가 쓴 ‘공자의 살구나무 아래 수업’ 이란 글에서 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공자는 제자를 가르치면서 야외수업도 즐겼다. 공자가 야외 수업을 한 곳을 행단(杏亶)이라 부른다. 행단은 살구나무가 있었던 제사터 혹은 언덕을 의미한다. 지금 행단은 중국 산동성 취푸(곡부)에 위치한 ‘공부’안에 있다. 행단 앞에는 아주 작은 살구나무 한 그루가 있다. 지금의 행단은 중국 한나라 명제가 직접 공자의 집에 가면서 생긴 것이고, 후에 단주위에 살구나무를 심었다. 행단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행단은 지금도 ‘학문을 가르치는 곳’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살구나무의 ‘살구‘는 ’개를 죽인다‘(殺拘)는 뜻이다. 이 말은 살구나무 열매의 독성이 개를 죽일 수 있기 때문에 붙인 것이다. 잎보다 먼저 피는 살구나무의 꽃은 꽃잎이 다섯장이다. 갈잎 중간키 살구나무의 꽃잎은 연한 홍색을 띤다. 살구나무의 꽃은 꽃자루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다섯 개의 붉은 꽃밭침이 뒤로 젖혀진다. 살구나무의 꽃의 이러한 특징은 꽃을 풍성하게 보이게 하지만, 맑고 우아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살구나무는 매실나무에 비해 선비들이 자신의 삶과 이상세계를 꿈꾸는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살구나무의 꽃은 중국 당나라 두목의 시 ’행화촌(杏花村)에서 유래한 덕분에 ‘술집을 상징하기도 한다.
‘논어’에는 살구나무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공자의 말씀 중 살구나무와 관련한 내용이 없었거나 살구나무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살구나무를 의미하는 뜻을 충분히 전달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자가 살구나무아래서 제자들과 공부했다는 사실은 조선 선조 때의 의병 노인(1566-1622)의 <금계일기>, 1887년 음력 9월 나능호가 그린 <공자행단현가도 孔子杏亶絃歌圖>에서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공자가 제자들과 거문고 소리를 듣고 있는 그림에는 꽃이 핀 살구나무 숲이 등장한다. 조선 중기 이흥희의 ‘살구’에서도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살구나무 아래서 거문고 소리를 듣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동산에 살구나무가 있는데(園中文杏樹)
열매가 한창 주럴주렁 달렸네(結子正參差)
황금탄환처럼 절로 사랑스럽고(自愛黃金彈)
벽옥같은 가지 높이 드리웠네(高懸碧玉枝)
삼현이란 이름을 이미 능가하고(三玄名旣駕)
육출의 좋은 점도 뒤따를 수 있네(六出美能追)
무엇보다 좋은 것은 행단에서(最貴玄壇上)
거문고 퉁기며 예의를 익힌 것이네(絃歌習禮儀)
그룹 05 > 사설·칼럼 0 페이지
13-06-19 09:18: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