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고문.수필가 서 호 련
33회) 박상희의 피살 ,그리고 박정희의 남로당 가입
1946년 9월 말 대구에서 좌익들의 주동으로 대규모 파업사태가 발생했고 10월 1일 이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군중데모가 발생하자 경찰은 총을 쏘며 맞섰다. 성난 군중은 경찰서를 습격하면서 ‘폭동’으로 발전했는데 이 사건이 이른바 대구 사건 또는 대구 10.1 항쟁이다.
구미에서 폭동이 일어나자 고 박정희 대통령의 형, 박상희는 군중을 지휘하여 선산경찰서와 면사무소를 점령하고는 ‘구미 좌익정권’을 세웠다. 그리고는 구미 면장을 비롯해 의용소방대장, 이승만 계 독립촉성회 간부 등 관내의 우익 유지들을 붙잡아 들였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박상희의 지인들이어서 별다른 피해를 입지는 안했다. 오히려 박상희는 구미 경찰관들을 피신 시켜 주었는데, 구미사람들은 박상희 덕분에 유혈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다만 박상희가 ‘구미폭동’을 기획했는지 아니면 수습과정에서 저절로 지도자가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박상희는 구미지역의 대표적 항일운동가로 일경에 여러번 구속당한 전력이 있고 구미에서 동아일보 지국장을 역임했다.)
그런 박상희가 경찰관 총에 맞아 죽은 건 다분히 ‘우연’이었다는 주장이 정설이다. ‘구미폭동’ 이틀 뒤인 10월 5일 새벽, 대구에 파견되었던 충청도 경찰 병력이 구미로 쳐들어 왔다. 이들은 도중에 경찰관들이 무참하게 학살된 것을 목격하고는 몹시 흥분된 상태였다. 이들이 총을 쏘며 구미로 들어오자 경찰서를 지키던 폭도들은 달아났고 박상희도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 그러자 하루 전에 석방된 박철상 서장이 그에게 ‘자네는 우리 생명을 구해 준 사람이니까 우리가 보증을 서겠네’ 라면서 안심을 시켰다.
그러나 경찰이 총을 쏘며 경찰서로 진입하려하자 박상희는 경찰서에서 뛰어 나가 인근 논두렁으로 몸을 숨겼다. 그 순간 서장실로 밀려 든 경찰관들은 박상희를 좌익폭도‘로 오인하고 그를 향해 집중사격을 가했다. 주변사람들이 모포를 들고 황급히 뛰어 가 보니 박상희의 가슴과 배에서 피가 솟아 나고 있었다. 박상희의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졌다. 평소 그의 명망을 생각하면 문상객이 줄을 이를 법도 했지만 그가 경찰관 총에 맞아 죽은 탓에 문상오기를 꺼려한 사람들이 많아 장례식은 쓸쓸한 가운데 치러졌다.
언론인 시절 고 박정희대통령의 삶을 다방면으로 취재했던 조갑제(조갑제 닷컴 대표)씨는 박정희의 전반부를 다룬 <박정희 불만과 불운의 세월>에서 박정희가 남로당에 들어가게 된 데는 그의 성격에서도 찾을 수 있다며 그의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가난했던 어린 시절, 대구 사범 재학 시절, 문경 보통학교 교사시절, 만군 장교시절, 그리고 해방 뒤인 청년 장교시절에 걸쳐 일관되게 발견되는 박정희의 성격은 현실에의 불만, 기성질서에의 반항, 외세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사회에 대한 개혁의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한 박정희에게 남로당은 하나의 유혹이었다. 진보적 성향, 독립운동의 전통, 그리고 반외세를 상징하고 있던 남로당에 들어간 것은 박정희의 사상적 표현이라기보다는 그의 기질에 맞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육사에서 훈련 중이던 고 박정희 대통령은 형의 피살 소식을 접했으나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했고, 그 며칠 뒤 조용히 다녀갔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 시절 한 측근에게 ‘형이 피살된 사장을 알아보려고 장교복장으로 고향에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숙군 때 김창룡으로부터 그 점을 추궁 당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평소 가장 따르고 존경했던 형 박상희의 죽음은 박정희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또 이 일로 박정희는 형을 죽인 경찰과 그 배후인 미군에 대해 분노와 증오심을 품게 되었고 또 반체제적으로 기울게 된 것 같다. 이때 박정희를 남로당으로 끌어들인 인물이 대구사람 이재복 목사인데 그는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어 남로당 군사총책을 맡은 자였다. 그가 평소 박정희의 형, 박상희와 가까이 지내면서 남로당가입을 권하였고 박상희는 당시 시대가 어렵고 집안이 너무도 가난했기 때문에 쉽게 가입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구 10.1 폭동으로 박상희가 죽자 이재복은 그의 유족들을 물심양면으로 돌보아 주었고 박정희에게 접근하여 형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고 하면서 남로당 가입을 권하였다. 박정희는 이재복의 따뜻한 인간미에 감명을 받고 남로당에 합법적으로 가입했다고 한다.
고 박정희 대통령은 형제 중에서 특히 셋째형 상희씨 가족에 애틋한 감정을 가졌다 한다.. 박상희는 구미지역의 대표적 항일 운동가였는데 박상희는 집안의 빛과 같은 존재였다고 하며. 박정희에게 정신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형이라고 한다. 구미의 박정희 가 에서는 “우리 집안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상희”라고 할 정도로 집안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박상희는 일제 때부터 신간회 간부로 항일투쟁을 벌여 구미 좌익계에서 영향력과 신망이 대단했는데 구미폭동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피살된 것이다.. 당시 나이 39세였다.
박상희의 딸 박영옥이 김종필(JP)의 부인이다. 즉 박상희는 김종필의 장인이고 김종필은 고 박정희대통령 의 조카사위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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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09 06:5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