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가 울린다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조선시대에는 백성들이 신문고(申聞鼓)를 두드려 억울한 일을 왕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문고는 본래 중국 송나라의 제도를 모방하여 조선 왕조에서 시작되었다. 지방화시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민원을 수렴하기 위해 신문고제도를 활용하는 고장이 많다. 신문고는 조선조 태종 1년(1401)부터 대궐 문루에 북을 달아 두고 백성이 원통한 일을 하소연할 때 치게 했던 북을 말한다. 태종 2년(1402)에는 대궐 밖에 북을 설치하여 백성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북이 울리면 관리들이나, 왕이 나서서 백성들의 고충을 듣고 직접 처리 하였다고 한다.
남원시에서도 신문고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비록 시청 문루에 북은 달아두지 않았으나 시장 부속실에 신문고라는 행정조직을 두고 민원을 수렴하여 해결하며 시 발전을 위한 고견을 청취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림의 떡이라고 혹평을 받기도 한다. 모든 민원을 원만이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나온 말인 것 같다. 지역이 침체되어 간다, 낙후되어간다 신문고가 울린다. 시민들의 원성이 대단하다. 어떻게 하면 될까? 좋은 아이템은 없을까? 어떤 지역 자치단체에서는 공무원이 뛰어야 지역이 발전된다는 슬로건(Slogan)을 내걸고 열심히 뛰고 있는 자치단체가 있는가하면 복지부동으로 일관한 고장도 있다. 우리 고장은 잘하고 있을까? 83회째를 맞는 춘향제가 우수축제에서 탈락되어 국비지원 한 푼도 못 받는 동네잔치가 되었고, 쓰레기 처리장 문제로 시가 패소하여 시민의 혈세 28억 원을 손해배상 하고도 시민들에게 무엇이 잘못되어 이렇게 되었다고 말 한마디 없는 시와 시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 더구나 시민 1,400여 명이 본 사건을 규명하여 달라는 진정서까지 접수시켰다고 하는데 진상발표가 없다. 이래도 될까? 왕조시대에도 언론계가 정비되어 기능이 강화되고 활동도 보장되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언론기구의 대표로 “삼사(三司)”가 있었다. 관리들이 왕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윤대(輪對)”제도가 있었고, 왕을 교육하는 자리인 “경연(經筵)”에서 왕과 함께 현실 정치나 정책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 또 상소도 널리 허용되었다. 조선시대 언론은 건국 초에 “사헌부(司憲府:정치와 풍속을 바로잡는 일을 맡던 관청)”와 “사간원(司諫院: 임금에게 간하는 일을 맡던 관청)”이 설치되고 세종때 집현전을 계승하여 성종때 “홍문관(弘文館:조선때 경적, 문한, 고문 등의 일을 맡아보던 관청)”이 세워지면서 언론 삼사(三司)의 제도가 정비되었다.
조선시대의 일반 백성들은 중앙 정부나 지방 수령, 지방의 토호들에 의해 경제적인 수탈과 피해를 자주 당하였다. 그러나 힘 있는 사람들의 불법이나 부정은 은폐되고 법을 집행하는 관리들의 오판으로 억울하게 처벌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억울하고 원통한 일이 있는 사람들은 신문고를 쳐서 왕에게 직접 호소하게 하였다. 지방화시대 민의의 전당인 지방의회나 지역자치단체에서도 신문고 제도를 잘 운영한다면 지역 발전에 주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구할 수 있고 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시민들로부터 존경과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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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2-08 10: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