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은 버꾸와 춘향제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우리 속담에 ‘소귀에 경 읽기’, ‘비 맞은 버꾸’라는 말이 있다. 남원지역에 회자되는 속담이다.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귀담아 듣지 않는, 사람 외모만 갖추고 제구실 못하는 쓸모없는 허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 고장에 이러한 부류의 인사들이 많아 한심스럽다는 말이 자주 들려온다. 이와 같은 사람들이 누구일까? 날개는 달았으나 날지도 뛰지도 못하는 지역 자치단체장인가, 정치인인가, 공무원인가, 지방자치에 편승한 지역단체 인사들인가!
지역이 침체되고 춘향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춘향제가 한국 제일의 전통축제에서 탈락되었다는 것을 알고 많은 시민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힐난하고 있어도 ‘소 귀에 경 읽기’, ‘비 맞은 버꾸’처럼 가만히 있다.
우리 조상들은 속담을 통하여 슬기와 해학, 풍자를 하고 생활과 습관도 알 수 있게 하였다. 시민들의 진언이 있어도 알려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한 인사들, 지역발전을 위해 뛸 줄 모르는 공직자와 정치인! 여러 유형의 버꾸들이 우리 고장에는 많다. 짤막한 속담 몇 마디 속에 담긴 진리를 그들은 알 리가 없다. ‘소귀에 경 읽기’, ‘비 맞은 버꾸’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 지금 남원에는 큰 일이 벌어졌다. 춘향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축제로 8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명맥을 이어왔는데 그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이다.
정부는 무분별한 지역 축제의 난립을 막기 위해 “문화관광축제 3년 주기(2010년 기준) 일몰제”를 올해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춘향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우수축제로 선정되어 이제는 한 단계 위인 최우수축제로 승격되어야 할 순간에 운영 미숙과 전통성 부족으로 탈락되어 3억 원의 국비와 해외 마케팅 지원 등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그 명성이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올해 문화관광부는 대표축제(2개)에 각각 6억원, 최우수축제(8개)에 각각 3억원, 우수축제(10개)에 각각 1억 5천만원, 유망축제(22개)에 각각 7천6백만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춘향제는 이번 2013년도 문화관광축제 선정에서 탈락해 정부의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남원시는 최우수축제로의 승격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우수축제 대상에서도 제외되어 곤혹스러워하고 있고, 이로 인해 춘향문화선양회는 설자리를 잃게 되었다.
지금 시민들은 쑥덕공론으로 야단이다. 침체된 남원이 더욱 큰 불운을 만났다고 한다. 2013년부터는 춘향제가 국비지원 없이 시비만으로 치러지게 되어 동네잔치가 되고 말았다.
이웃 무주 반딧불이 축제는 16년 성장 끝에 2013년도 정부지정 최우수축제로 선정되어 3억원의 국비와 마케팅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번 심사에서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운영의 적절성, 발전 가능성, 성과 등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고르게 받았다 한다.
특히 천연기념물 반딧불이의 교육적 가치와 정서적 공감대를 통해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연계상품으로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창 장류축제는 4년 연속 문화관광 유망축제로 선정되어, 1억 6천 6백만 원과 해외 홍보 등 마케팅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번 문화관광축제 선정 기준은 전국 1,200여 개 축제를 축제기간 중 현장 평가를 통해 문화관광축제 42개를 선정했는데 순창 장류축제는 7회라는 짧은 역사에도 4년 연속 유망축제로 확정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춘향제는 동네잔치로 전락할 위기에 몰려있고 춘향제와 비슷한 연륜의 강릉 단오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지금 춘향제는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누구의 자 잘못을 탓할 시간도 없다. 사랑의 고장 남원은 춘향문화를 세계적 사랑의 축제로 승화 발전시키지 않는 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그러려면 먼저 사랑의 고장답게 도시의 면모를 가꾸고 우리 고장을 다각적인 시각으로 접근 전국에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지고지순한 남녀간의 사랑의 이야기를 모아 ‘사랑의 전서’를 만들고 그들을 초청하여 견우직녀 신화가 있는 오작교에서 재회하고 춘향사당에 배례하는 행사가 필요하다. 더 나가서 세계 각국의 진솔한 연인들의 이야기도 모아 당사자들을 초청 춘향사당에서, 맹약의 탑에서 사랑을 맹약하는 행사를 하여보자. 그리고 그들의 이름을 각인하여 사랑의 탑도 쌓고 사랑의 종을 만들어 널리 사랑의 종을 울려보자. 퇴락한 광한루원 주변을 조선시대 거리모습으로 조성(세트화)하여 영화의 거리, 남원 고전의 거리로 만들면 남원은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며 춘향문화는 세계화 될 것이고 춘향제는 우리나라 제일의 축제가 될 것이고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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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09 22:3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