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의 아름다운 모습
(사)남원발전연구포럼 감사 이병채
우리나라가 선진국형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문제가 하나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노인들에게도 더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연령의 관점에서 보면 동일하다.
사람은 누구나 세월의 나이테를 그으면서 늙어간다. 늙는다는 것은 추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숙하고 아름다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산에 올라 노송(老松)을 한번 쳐다보라. 키가 작고 땅딸막한 소나무와 수백 년 동안 만고풍상을 겪으면서 살아 온 아름드리 노송과 비교해 보면 어느 소나무가 아름다워 보일까? 나이는 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노인은 어린 소년과 야구이야기를 하면서 친구처럼 보이기도 하듯이 미국의 대학가에서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는 교수 대부분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老)교수들이 많다. 강의하는 솜씨 또한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한다. 어려운 수학문제도 재미있고 쉬운 방법으로 강의한다. 세월 속에 다듬어진 능숙한 강의 솜씨가 아름다운 무지개처럼 한층 돋보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길가에 차를 세워 놓고 자동차를 점검하는 노인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귀밑머리 휘날리면서 엔진부분의 보닛을 열고 부품들을 체크하고 있는 모습또한 젊은이처럼 아름답게 보인다. 자동차에 문제가 있어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도 해준다고 한다. 조금도 귀찮아하거나 싫은 기색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나라도 남을 배려하는 노인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그리고 노인끼리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보습은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지식과 경험을 통해 말을 하고 행동한다.
그래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노인들의 말과 행동은 젊은이와 다른 점이 있다.
이런 노인들은 지금도 진리를 탐구하는 어르신들이다. 이처럼 열심히 일하면서 진리를 탐구하는 어르신들은 아름답다. 그러나 진리 탐구도 하지 않고 세월만 붙잡고 있는 노인은 아름다울 수가 없다.
나이는 꽃밭처럼 가꾸기에 따라 젊음이 따를 수 있는 “성숙함”의 아름다움을 은은한 향수처럼 풍긴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노인시절에 나타난다. 젊은 세대는 피부와 에너지 그리고 묘기를 보여 아름다움을 표시하지만 노인들은 굵은 주름과 깊은 사색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노인의 지혜를 등지고 홀로 일방 통행하는 자들아 너희가 천만 년 젊음을 그대로 지키면서 권세를 누리고 살아간다면 화석이 되고 말거야..혹시 관광상품이라는 전설적인 이야기는 될지 몰라도 아름답다는 노인의 표상 (늙음의 미학)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룹 05 > 사설·칼럼 0 페이지
17-11-29 19:08: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