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공해와 지표식물(指標植物) 들깨
남원학연구소 노상준
산업사회의 고도화는 인간생활에 편리함을 주고 있으나 다각화(多角化)된 사회만큼이나 많은 현대질병 속에서 살고 있으며 여기서 파생된 환경오염도는 인간을 더욱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 인구증가와 산업화는 필연적으로 환경용량과 경제활동간의 비율을 불균형하게 만들어 대기오염, 수질오염, 소음공해라고 하는 환경문제를 발생시켰다.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건강한 자연환경은 그 자체의 자정능력이 있으므로 경제활동으로 다량의 폐기물을 배출한다고 하여도 사회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왕성한 경제활동으로 배출되는 다량의 폐기물을 자연이 흡수 정화할 수 없어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특정지역의 환경상태를 측정하는 척도로 이용하는 생물(주로 미생물이나 식물) 예를 들면 글라디올러스(Cladiolus)가 있는 곳은 염기성 토양임을 알 수 있고 실지렁이가 사는 고여 있는 물은 산소가 부족하여 마실 수 없음을 나타내고 이와 반대로 버들치가 사는 산골물은 1급수의 먹을 수 있는 물을 나타내고 있다.
※ 글라디올러스(Cladiolus): 외떡잎식물 백합목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남아프리카 원산이며 주로 봄에 심는 구근초이다. 높이 80∼100cm이다. 알줄기는 편평하고 둥글며 위쪽이 죽은 비늘잎으로 덮여 있다. 원줄기는 녹색이고 밑부분에 잎, 윗부분에 꽃이삭이 달린다.
지표식물이란 입지의 영양상태도, 산성도, 건습도 등과 같은 환경조건을 나타내는데 도움이 되는 식물을 가리킨다. 지표식물은 그 동안 특정지역의 기후, 토양 등의 환경조건을 알아내는데 지표로 삼아 왔다. 최근에는 환경에 미치는 오염물질의 영향이 커감에 따라 환경 오염도를 가늠하는 기준으로서 이 지표식물이 주목받게 되었다.
극심한 공업화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산성비가 내릴 때 민감한 지표 식물로는 나팔꽃이 있고 보라색 양달개비꽃은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때 분홍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즐겨먹는 들깻잎은 우리나라 지표식물로 대기오염의 상태를 정확히 가리켜 주는 역할을 한다. 들깨는 아황산가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잎에 갈색반점이 진하게 생기는 등의 피해가 나타나는데 오염도가 클수록 잎 속에 황성분이 많이 녹아들고 엽록소의 양은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잘 알려진 지표식물로는 글라디올러스, 담배, 토마토, 콩, 메밀, 지의류(이끼)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알팔파라는 꽃이 대기오염의 위험도를 예고해 주는 ‘지표식물’이 되어있고, 네덜란드에서는 글라디올러스, 일본에서는 나팔꽃이 지표식물이 되고 있다. 어느 누구나 전문적 지식이 없어도 그 식물들의 변질만 보고도 오염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들깨는 한국 사람에는 가장 고마운 식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은 갓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에 접하는 것이 들기름이라 한다. 태어나자마자 들기름 흠뻑 묻힌 솜으로 입안을 닦아냄으로써 잔병을 예방했기 때문이다. 들기름이 진통 살균제였던 것이다.
「본초강목」에 보면 들깻잎이 일체의 어육독(魚肉毒)을 죽인다 했으니, 지금 고기 구워 먹는데 들깻잎에 쌈을 싸먹는 것이며 생선찌개에 깻잎을 넣어 먹는 것은 반드시 그 향기 때문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국제 영양학술회의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권장하는 10대 자연식품을 선정했는데 그 열 개 가운데 한국에서 나는 식품으로 꿀, 마늘, 그리고 들깨가 들어있다. 들깻잎은 대기오염을 알려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고급 식재료임이 틀림없다. 지금 세계는 환경 공해문제로 골몰하고 있다. 6월 5일은「국제 환경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연보호의 날로 정하고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라는 구호를 외치며 자연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1972년 6월 스톡홀롬에서 개최된 유엔 인간환경회의에서 채택된 ‘인간환경선언’과 ‘유엔 국제행동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기관으로서 유엔 환경계획(UNEP)이 설립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해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환경부가 설립되었다. 환경파괴를 미연에 방지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권리로서 환경권도 요청되고 있다. 개발과 함께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환경평가’가있다. 기업 활동에 대해서도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환경윤리가 요청되고 환경에 대한 배려, 환경상품개발,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 환경기금 등 구체적 행동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생존에 깊은 관계가 있어 가꾸고 보존함에 소홀하면 안 된다.
그룹 05 > 사설·칼럼 0 페이지
17-08-17 18:4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