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콘서트와 남원 필 오케스트라
남원학연구소 노상준
콘서트(concert)란 음악회나 연주회를 말한다. 선거 때가 되면 대부분의 출마자들은 자신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출판 기념회 북 콘서트(Book. concert)를 한다. 중앙이나 지방이나 지역 따라 특색 있는 북 콘서트가 되어야 하는데 대부분 획일적이어서 매우 아쉽다.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은 잡문을 긁어모아 책 한권을 냈다고 해서 그것이 그의 명성이나 인기에 보탬이 될 것은 아닐 것 같은데 북 콘서트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음악회나 연주회는 문화도시 면모를 일신하고 시민을 즐겁게 한다.
지난해 11월 6일 춘향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는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제6회 남원 필하모니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연주(공연)가 있었다.
지휘자는 이소윤, 악장은 최주안 이었고 총42명의 단원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이는 시민들의 문화예술 함양 남원시 발전을 위해 공헌한 것이다. 클래식의 불모지 남원에서 작은 앙상블로 시작한 실내악단이 이젠 규모를 갖춘 사단법인 오케스트라가 된 것에 찬사를 보낸다. 남원에 국악과 오케스트라 두 음악이 공존하여 나오는 시너지는 남원을 대한민국의 문화도시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역 자치단체에서는 이를 감안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음악 감상은 많은 곡에 대한 음악적 지식과 음악사는 물론 그 측면에의 깊은 이해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나 북 콘서트는 책 한권 사들고 저자이력과 자랑 좀 듣고 다과회로 끝난다. 명성이나 인기는 쉽게 얻기는 힘들다. 평소에 향토 사랑이 지극했는지, 지역을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지역발전에 남다른 마인드가 있는지 깊이 생각하여 보아야 하고 간행된 책에 지역을 위한 정성이 들어있는지 보아야 한다.
명장이나 정치가 뿐 아니라 유명한 작가도 명성관리가 쉬운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를 들어본다.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 투르가 영국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Stratford-upon-Avon)에 있는 셰익스피어의 생가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그 담벽에 기대어 볕을 쬐고 있는 농부에게 이집 주인이 뭘 했던 사람인가 하고 물었다. “성서를 썼다는 사람이던가?...”하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영국이 세계에 자랑하고 식민지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익스피어란 사람도 이 지경인데 하물며 한 달 남짓의 선거운동 기간에 북 콘서트를 열어 인기를 얻으려는 얄팍한 수는 당치 않은 일이다.
선거를 위한 출판기념회를 갖는 것은 겉 다르고 속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욕먹는 일이 된다. 옛날에는 양반인가 상놈인가를 가리는 방법으로 첫째 족보가 있는지 없는지 있으면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문집이 있는지 없는지 하는 것이었다. 문집은 신분의 격을 가늠하는 저울이었다. 그래서 문집을 급조하거나 남의 문집을 도용하거나 심지어 문집을 사고 파는 일까지 생겨났었다. 그래서 ‘참문집’, ‘개문집’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책을 쓰면 명성이 생기고 격이 오른다는 생각자체가 전근대적 심성이요, 개문집 범람을 연상케하는 득표를 위한 출판회는 현대정치의 잘못된 풍속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그룹 05 > 사설·칼럼 0 페이지
17-03-17 15: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