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슈퍼맨이 아니다.
남원경찰서 중앙지구대 순경 신희선
지난 26일 한 방송에서 다양한 경찰관들의 자살 사례로 “자살하는 하는 경찰들의 이유”를 파헤쳤다. 민중의 지팡이면서 그들의 도움이 필요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경찰이지만 그만큼 그들이 감당해야하는 고뇌 또한 컸다. 2013년 한국 고용 정보원 발표에 의하면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 1위는 경찰관이다. 교대근무의 고충, 긴장 상태의 밤샘 근무, 불규칙한 생활, 스트레스를 해소할 여유조차 없는데도 시민들은 경찰을 슈퍼맨으로 오해한다. 슈퍼맨처럼 강하기만 할 줄 알았던 경찰들의 자살율은 갈수록 높아져간다. 지난 5년간 경찰관의 사망 통계를 분석한 결과 , 자살한 경찰관은 총 106명으로 순직한 경찰관83명보다 23명이나 많았다. 올해만도 지난 8월까지 자살을 택한 경찰관은 총 20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우울증 탓에 세상을 등진다고 지적할 만큼 육체적 노동에 감정노동까지 감당해야하는 업무 영향 탓일 것이다. 이에 경찰청은 경찰관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경찰 트라우마 센터를 설립, 경찰들의 ptsd치료에 적극 나섰지만 수많은 경찰 인력에 비해 부족한 예산과 인원으로 해당 프로그램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7월 현재 기준으로 경찰청 전체 현원은 11만 5,163명인데 반하여 경찰청의 경찰관 심리 치료 예산은 기준 2016년 10.7억원으로, 1인당 9,763원인데 소방36,650원이나 해경 33,000원에 비하여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심리상담인원은 전체 경찰관대비 1.7%에 불과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14년 가동중인 경찰 트라우마센터의 이용인원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정작 2014년 이후 경찰관 자살자 58명 중 트라우마 센터를 찾은 경찰관은 한명도 없었다. 자살방지대책이 헛도는 원인이 관련예산이 턱없이 부족함과 더불어 심리상담과 같은 정신과 치료를 불명예스럽게 여기는 조직 문화에도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급한 순간에 제일 생각나는 112 신고, 그리고 항상 달려가는 경찰관들, 경찰은 시민들의 위급한 순간에도, 억울한 순간에도, 또 삶의 애환을 술로 달래가며 화풀이를 하는 순간에도 항상 함께한다. 경찰 또한 사람이다. 대표적인 예로 세월호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 역시 PTSD(외상후 스트레스)를 겪다 우울증이 심해져 진도대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사고 현장에서 슈퍼맨인줄만 알았던 경찰관들의 자살은 서글픈 현재 사회상이 아닐 수 없다. 경찰관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정신과 치료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조직문화가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감정노동이 심한 직업에서 자신을 스스로 정화시키고 단련시키는 본인들의 마음가짐이다. 처음 무궁화 봉우리 2개를 어깨에 달고 한 발짝 내딛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최근에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협약을 맺고 경찰관의 정신건강을 돕는데 적극 나서기로 한만큼, 슈퍼맨이 아닌 민중의 치안을 위해 애쓰는 그들 또한 활짝 웃는 나날들을 기대해본다.
그룹 05 > 사설·칼럼 0 페이지
16-10-31 15:53: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