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테러방지법으로 그냥 가는 얌체처벌
남원경찰서 중앙지구대 순경 신희선
누군가 주차된 차를 파손 시켜 놓고 달아나거나, 이런 것을 경험을 했다는 사람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cctv에 찍혔다면 보상을 받을 순 있지만, 이마저도 절차와 과정이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런 주차 테러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는 희소식이 들린다. 주차테러가 접수된 것으로만 한 해 평균 40만 건이 넘는다. 접수되지 않은 것도 따진다면 어마어마한 건수의 테러이다. 운 좋게 가해자를 찾아도 본인은 몰랐다. 다른데서 긁힌 게 아니냐라고 하는 사람도 많고 이 또한 단순히 물피도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연락이 오면 고쳐주고 아니면 말자며 그냥 가는 얌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해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때에는 그 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은 즉시 정차해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고 조치를 하지 아니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물적 피해만 발생한 경우에는 다르다. 인명피해가 있는 경우는 필요한 조치가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지만 물적 피해에는 필요한 조치가 구체적이지 않아서 대법원 판례에 따라 해석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결론은 형사처벌과 벌점을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판례에서는 교통상의 위험과 장애를 방지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도로교통법상 도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라는 판시와 도로 상에 파편이 여기저기 튀어 위험한 상태에서 이를 방치하고 도망가거나 피해자가 가해차량을 추격하는 등 새로운 교통 상의 위험과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라는 판시가 있다.
이럴 경우 도주죄가 아닌 사고 후 미 조치로 벌점 15점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가깝다. 이는 도로상 운행에 방해되는 요소가 있거나 추격하는 등의 추가적인 위험이 예상되지 않으면 도주로 간주할 수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로 안 걸리면 넘어가고 걸리면 물어주자는 생각으로 일단 도망치고 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주차테러법 개정안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된 자동차를 파손했을 때 무조건 전화번호나 인적사항을 남겨야 하며 이를 어길시, 징역형 또는 1500만원이하의 벌금을 받게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주 정차된 차량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량을 파손하고 도주해도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어 개정안이 발의하게 된 것이다. 주차테러방지법으로 남의 재산을 함부로 손괴하고도 모른 척 지나치는 얌체족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될 듯하다. 그 전에 실수로 주차 테러를 했다면 연락처 정도는 남겨주는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그룹 05 > 사설·칼럼 0 페이지
16-08-29 11:22:39
